‘남매싸움’에 ‘배임논란’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아워홈'
‘남매싸움’에 ‘배임논란’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아워홈'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3.3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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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이익 250억원 수준…장남 장녀 순이익의 12배, 2배 각각 배당 요구
구본성 전 부회장(좌측)과 구지은 부회장(사진=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좌측)과 구지은 부회장(사진=아워홈)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아워홈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남매가 거액의 배당 요구를 하고 나서면서 때 아닌 ‘배당금 싸움’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내부 직원의 배임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회사 이미지에 커다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최근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워홈에 배당 총액 2966억원을 요구했다.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이 현재 5천억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이 누적돼 있어 지분 매각의 효율성을 기하고자 배당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현 대표이사인 구지은 부회장은 30억원 안으로 맞섰다. 

이런 상황에 두 사람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장녀 구미현씨가 배당 총액 456억원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배당 싸움은 3파전으로 확대됐다. 

아워홈의 지난해 순이익은 2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장남과 장녀가 순이익의 12배, 2배에 달하는 배당을 요구한 셈이다. 아워홈은 지난 2020년에도 배당 총액 776억원을 주주에게 지급해 고배당 논란이 일었다. 아워홈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아워홈은 창립자인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의 지분은 38.6%다.

주총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미현씨의 경우 2017년 경영권 분쟁 당시 구 전 부회장에 힘을 보탰지만, 2021년에는 구 부회장 편에 서는 등 일관되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구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씨의 지분을 합쳐도 40.3%에 불과해 배당안 결의에 필요한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도 단독 지분으로는 배당안 결의가 불가능한 상황. 

구미현씨의 경우 2017년 경영권 분쟁 당시 구 전 부회장에 힘을 보탰지만, 2021년에는 구 부회장 편에 서는 등 일관되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에 더더욱 결과는 알 수 없게 됐다.

업계 일각에선 구 전 부회장의 배당안이 통과될 경우 아워홈은 경영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워홈의 2021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240억원 가량으로, 구 전 부회장의 2966억원 배당안보다 적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 금액에는 차입금 상환과 회사 운영 자금 등 필수 비용도 포함 돼 있다.

이에 아워홈 노조는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오너 일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회사를 살리는 방안을 찾아야 할 상황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의 터무니없는 2966억원 배당요구는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회사를 망하게 하는 행위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구미현씨 역시 회사 순이익의 2배에 가까운 배당을 요구하는 작금의 상황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설상가상으로 아워홈 내부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의 한 직원이 수십억원 규모의 배임 행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배임액은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배임 사실을 인지한 즉시 해당 직원의 직위를 해제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다.

아워홈은 현재 구체적인 사건 정황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아워홈은 자체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배임규모 등에 따라 내부 징계 및 형사 고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지난주 각각 배당안건이 제안됐다”며 “안건은 주총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원 배임 사건과 관련해서는 “현재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 조치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다”면서 “자체 감사가 끝나는 대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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