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51] 대장암의 뿌리 뽑는 근치적 절제술
[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51] 대장암의 뿌리 뽑는 근치적 절제술
  • 박선진 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승인 2023.04.03 09:43
  • 호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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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진 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박선진 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대장은 우리 몸의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 소화기관 중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약 1.5m 길이의 관 모양을 지닌 장기로, 결장과 직장으로 구성돼 있다. 소장에서 소화된 음식물로부터 수분을 흡수하고 세균 작용을 거친 후, 찌꺼기는 일정 시간 동안 보관해 대변 형태로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대장 질환으로 인해 대장을 절제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환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하고, 대변실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건강한 사람은 변 자제 능력이 있는데 그 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항문에 가까운 대장을 수술받은 경우 대변실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장에는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최근 가장 걱정하고 관심이 높아진 질환은 대장암이다. 대장암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성도 있고 유전 등의 내력 없이 발생하는 산발성 대장암도 있다. 

암은 일반적으로 유전자 변이를 통해 발생하는데, 부모나 형제, 혹은 조부모 대에서 대장암 병력이 없음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유전성 대장암은 25%, 산발성 대장암이 75%를 차지한다. 즉, 네 명 중 한 명만이 유전성이고 나머지 세 명은 유전적 요인 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장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단계는 수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다. 대장암이 아주 초기인 경우 내시경만으로도 치료가 끝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장암은 위치의 특성상 간과 폐로 전이가 잘 된다. 대장과 소장을 지난 혈액이 무조건 간을 지나기 때문이다. 또 그 다음 폐로 이동한다. 이처럼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를 ‘원격전이’라고 한다. 원발 부위보다 떨어져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격전이가 없다면 대장암은 무조건 근치적 절제술을 해야 한다.

근치적 절제술이란 대장암의 종양덩어리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암 발병 부위 주위로 암세포가 퍼져나갔으리라 예상되는 부위까지 넓게 제거하는 수술을 말한다. 대장암의 뿌리를 뽑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종양이 커지면서 인접한 주위 조직을 침범하거나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암 발생 부위만 절제하는 것이 아닌 정해진 주변 부위까지 넓게 제거해야 한다. 다만,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된 경우에는 근치적 절제술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대장암 수술 전 의료진은 환자의 병기를 결정한다. 수술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수술 계획을 위한 병기에 불과하며, 이후 외과적 수술과 조직검사 결과를 통해 암 조직이 어디까지 퍼져있는지 살펴본 후 구체적인 병기가 결정된다. 구체적인 병기는 대장암 수술을 한 후 5~7일경 퇴원할 때쯤 알 수 있다.

1~2기인 경우 항암요법은 추가적으로 필요하지 않지만, 대장암 2기 후반부터 3기까지는 항암치료를 추가적으로 진행한다. 보조 항암요법이다. 

4기의 경우는 수술을 할 수도 있고 항암만 할 수도 있다.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를 4기라고 하는데, 이때는 다학제적 진료를 통해 수술이나 치료 방향 등을 결정하게 된다.

대장암은 1기의 경우 완치율 90~100%이며, 2기는 75~90%, 3기의 경우 50~75% 완치율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완치’라는 말은 5년 동안 재발되지 않은 경우 사용된다. 지금까지의 환자들의 양상을 보면 대체적으로 위와 같은 완치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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