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Q&A] 높은 안압 외에 고혈압·당뇨병도 발생 원인
[녹내장 Q&A] 높은 안압 외에 고혈압·당뇨병도 발생 원인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4.03 11:14
  • 호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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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흐릿해지면 이미 중증으로 실명 위험… 40대 이상 정기검진 필요

어두운 곳서 장시간 작업 피해야… 완치 보다는 진행 늦추는 데 초점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대표적인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고 병증이 심해져 실명에 이를 무렵에서야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나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녹내장이 발병하면 무조건 실명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이에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녹내장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풀어본다.


•Q: 녹내장이 발생하는 원인은.

•A: 녹내장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안압 상승과 노화가 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높은 안압은 장기적으로 녹내장의 원인이 된다. 

당뇨가 오랜 기간 조절되지 않을 경우, 당뇨합병증으로 섬유 혈관 조직이 섬유주를 덮게 되면 안압이 크게 높아진다. 포도막염이라는 눈의 만성적 염증이 생겨도 섬유주가 망가져 안압이 올라가며, 원래부터 안압이 높게 형성된 눈도 있다.

그러나 안압이 낮다고 모두 녹내장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정상 안압은 일반적으로 10~21mmHg지만 사람에 따라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어도 시신경 손상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경우,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환자(정상안압 녹내장)의 비중이 서양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의 80% 이상이나 된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 외에도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성인병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안압은 녹내장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안압이 평균에 비해 높은 편이라도 시신경을 잘 보호할 수 있는 눈은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지만, 안압이 평균 이하라도 시신경을 잘 보호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진 눈은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Q: 30대인데 녹내장이 의심되고 있다. 녹내장은 노인질환 아닌가?

•A: 녹내장은 고령에서 많이 발견되지만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라식, 라섹과 같은 교정수술이 많이 시행되면서 젊은 나이에 안과를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젊은 환자의 녹내장 발생원인 중 하나는 안구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근시나 고도근시가 있는 환자는 시신경 모양이 근시가 없는 사람과 다르게 녹내장 손상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다. 특히 안축장이라고 하는 눈 길이가 길어지면 시신경이 더 당겨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신경이 더 얇아지고 구조적인 이상 발생률도 높아 녹내장 위험이 높아진다.

•Q: 눈이 아프고 시린 증상 때문에 불편하다. 혹시 녹내장이 아닌지 걱정된다.

•A: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다. 폐쇄각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 환자 중 약 10%를 차지하는데, 눈 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액체인 ‘방수’(房水)가 방출되는 통로인 ‘전방각’이 막히며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안압 상승으로 안구통, 두통 등이 급격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폐쇄각 녹내장은 백내장이 점차 진행하면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작은 체구의 중년 여성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일하면 동공이 커지고 수정체가 앞으로 이동하면서 전방각이 좁아지게 되는데 결국 방수의 흐름에 장애를 줘 녹내장이 발병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Q: 수술하면 완치될 수 있나?

•A: 녹내장 치료를 위해서는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인 경우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점안하고 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등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 만성인 경우에도 안압강하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안압이 내려간 후에는 레이저 치료를 통해 방수의 순환을 돕고, 안압이 정상화된 후에는 시야 검사를 통해 시력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특히 녹내장은 양쪽 눈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신경 손상 정도에 차이가 많아 상대적으로 건강한 눈에 의해 손상이 심한 눈의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도 많다. 만약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다면 수술을 진행한다.

녹내장은 치료를 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시신경 기능을 돌이킬 수 없고 손상의 진행을 늦추는 정도의 치료만 가능하다. 따라서 다른 어떤 질환보다 조기발견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Q: 녹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A: 주기적인 운동은 녹내장의 예방과 진행속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녹내장 위험군에 속한다면 근육을 단련하는 무산소 운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유산소 운동, 즉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이 더 추천된다.

‘담배는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말처럼 흡연도 녹내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는 전신 혈관수축제로 눈을 포함한 신체의 모든 혈관을 수축시킨다. 일상생활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 컴퓨터, 독서 등을 하는 것은 피하고 바른 자세를 생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녹내장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정기적인 검사이다.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상이거나 고혈압 혹은 당뇨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 근시가 심한 고도근시나 초고도근시인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과에 내원해 녹내장 정밀검사를 받기를 추천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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