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 작전 세력 발본색원해 거래 공정성 확보해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 작전 세력 발본색원해 거래 공정성 확보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5.08 10:38
  • 호수 8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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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의 원인이 주가조작으로 드러난 가운데 검찰과 금융당국이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고강도 조사에 들어갔다.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주가조작 세력들의 꾐수에 빠져 큰 피해를 입었고 시장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24일 코스피와 코스닥 8개 종목에 대해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져 순식간에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시작됐다. 

11만원이던 삼천리 주가가 1년만에 50만원을 넘어서고, 1만원도 안 되던 대성홀딩스가 3년 만에 13만원대로 1200% 넘는 상승률을 보이는 등 별다른 호재 없이도 폭등세를 보인 종목들이 하루아침에 급락한 것이다. 

이에 주가를 장기적으로 끌어올린 작전세력이 있을 것이란 의혹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작전세력이 연예인 등 고액 자산가들로부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파악했다. 투자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대리 투자를 통해 내부 관계자들끼리 사고파는 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특히 유통 물량이 적은 우량주 주가를 조금씩 올리는 방식으로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했으며 누가 투자했는지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활용했다.

차액결제거래는 개인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파생상품거래인데, 증거금의 2.5배까지 차입투자가 가능하다. 적은 돈으로 큰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거래를 대행하기 때문에 투자 주체가 노출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런 주가조작이 3년에 걸쳐 진행됐기 때문에 당국의 감시망을 무력화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주가조작은 애초에 부실한 기업을 타깃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엔 실적을 잘 냈던 기업이 타깃이 됐다. 또한 주가조작은 보통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변했는지를 기준으로 살펴보는데, 이번에는 주가를 오랜 기간 천천히 올려 의심을 피했다.

그 사이 대성홀딩스 주가는 최저가 대비 무려 1741%나 폭등했고 선광, 다우데이타,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등도 404∼1625%나 뛰었다.

이에 금융당국과 검찰은 작전 의심 세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10명을 출국 금지했다. 증권사 사장도 긴급 소집해 CFD 신규가입과 매매를 중단시켰다. 

이번 사태는 주가조작 작전 징후가 여러 번 감지됐는데도 금융당국이 제때 경고등을 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평소 거래량이 미미하고, 매출이나 실적도 저조한 종목들이 별다른 호재 없이 주가가 수백에서 수천 퍼센트(%) 올랐다면 증권거래소는 이상 거래로 보고 당국에 알렸어야 했는데 두고만 보다가 일을 키운 것이다. 

주가를 조작한 사람은 손해를 입은 다른 투자자에게 돈을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주가가 내렸다고 해서 모두 피해자로 보기도 어려운 데다가,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증명하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 주식시장의 건전성에 큰 타격을 줬다. 작전세력에 휘둘리는 주식시장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에 검찰과 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을 발본색원해 시장 투명성과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파생상품, 외국계 증권사 등 감시 사각지대의 문제도 정비해야 한다. 이번 피해 종목들의 경우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 비중이 높았는데 빚투 행태를 살펴 투자자 보호에 선제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날로 고도화하는 금융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 신종 범죄 수법에 악용될 수 있는 또 다른 통로가 없는지를 확인해 허점을 메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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