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예방접종들… 만성질환자, 폐렴구균 23가·13가 백신 모두 접종
노인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예방접종들… 만성질환자, 폐렴구균 23가·13가 백신 모두 접종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5.08 14:25
  • 호수 86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감염질환에 걸렸을 때 아이들보다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 입원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예방백신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두고 챙겨야 한다. 사진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어르신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나이가 들수록 감염질환에 걸렸을 때 아이들보다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 입원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예방백신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두고 챙겨야 한다. 사진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어르신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예방접종만으로도 사망률 낮춰… 고령층은 폐렴구균 예방접종 필수

대상포진, 70대 이후 많이 발생… 백신 맞으면 발병해도 후유증 적어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대한민국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 추계를 보면 국내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16.1%에서 2025년 20%, 2035년 30%를 각각 넘어서게 된다. 불과 2년 후 초고령사회 기준인 20%를 넘어선 뒤 약 10년 후 30%를 훌쩍 넘긴다는 계산이다. 

노인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건강관리에 있어 예방접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적절한 예방접종만으로도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 파상풍 등 감염병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인에게 꼭 필요한 예방접종 종류에 대해 소개한다. 

◇폐렴구균

폐렴을 비롯해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건강한 성인에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영유아에서 감염을 일으키며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구균은 대개 무증상 보균자의 비인두에 집락화(같은 유형의 미생물이 촘촘하게 집단을 형성)돼 있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항체 역가가 감소하기 시작해 5년 후에는 재접종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으로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인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김시현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느 하나가 더 뛰어나다고 하기는 어렵고 특성에 따라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두 종류의 백신을 차례로 모두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이다.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감각 신경절로 이동해 잠복 상태로 존재하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대상포진이 생기면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이 나타난다. 성인의 90% 이상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대개 나이가 들거나 몸이 지치고 피로한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재활성화된다. 보통 45세 이후 급격히 증가해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만 50세 이상에서 접종이 권장된다. 실제로 대상포진을 앓은 적 없는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후 3.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상포진 발생률이 51% 감소했다. 자세하게는 50~59세 70%, 60~69세 64%, 70~79세는 42%, 80세 이상이 18%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 

더불어 백신 접종 시 대상포진을 앓아도 증상이 약했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후유증 발생도 최대 74%나 줄었다.

대상포진 백신은 다른 예방접종과 함께 맞는 것이 가능하나 폐렴구균 백신과는 함께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두 가지 함께 주사 시 대상포진 백신의 면역성이 떨어져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신 접종 후에는 주사 부위에 발진이 나거나 통증 등의 전신반응이 생길 수 있으나 수일 내에 저절로 소실된다.

◇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는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 흔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38℃ 이상),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접종은 지정된 동네 병·의원(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하며, 지원 대상자는 주소지에 관계없이 전국 어느 곳에서나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김시현 교수는 “겨울철 주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자는 유행 시작 전인 10~ 11월에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파상풍

파상풍은 상처에 침입한 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의 신경에 이상을 유발해 근육 경련, 호흡 마비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토양이나 분변에 있는 파상풍균이 피부나 점막의 상처로 들어가 발생한다. 넘어져 상처가 났을 때, 피어싱이나 타투를 했을 때, 곤충에 쏘였을 때도 감염된다. 

최근엔 생활환경 개선으로 발생률이 크게 낮아졌지만, 아직도 연간 10~20건 정도가 보고된다. 고령자나 영유아의 경우 일단 감염되면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