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8년 만에 복귀…‘오너 리스크 우려' 여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8년 만에 복귀…‘오너 리스크 우려' 여전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5.17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너 일가 감시·견제할 수단 회사 내 유명무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연합뉴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연합뉴스)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장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임시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복귀를 결정지었다. 그러나 장 회장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기업가치 훼손과 오너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를 감시·견제할 수단이 회사 내 유명무실한 상황이어서 오너 지배력만 키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동국제강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 ▲감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의 상정안을 모두 원안대로 처리했다.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창업 3세 경영인인 장 회장은 2001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2015년 5월 비자금 88억여원을 해외도박 자금과 개인채무를 갚는 데 쓰는 등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그해 6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징역 3년 6월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하던 중에는 비등기 이사로 남아 회장 직책을 유지했다. 

장 회장은 2018년 4월 가석방됐지만, 출소 후 5년 취업 제한 규정으로 경영 전면에는 나설 수 없었다. 그동안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경영을 맡아왔고, 장 회장은 회사 경영과 관련해 조언하는 물밑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광복절 사면을 받고 복귀가 가능해졌다. 

이번 주총에서 인적 분할이 가결되면서 동국제강그룹은 동국홀딩스(가칭), 동국제강(가칭), 동국씨엠(가칭)으로 분할을 앞두고 있다. 분할 기일은 다음 달 1일로 존속법인 및 신설법인 2개사는 같은 달 16일 변경 상장 및 재상장된다. 그룹은 인적 분할을 통해 미래성장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다만 장세주 회장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중범죄 과오가 있는 장 회장이 앞으로 ‘오너 리스크’를 완전히 떨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 회장은 회령·배임을 저지르며 회사에 손해를 끼쳤고, 아들 장선익 전무마저 술집에서 난동을 부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의 지분율 강화를 위한 인적분할에 소액 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주 친화적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대주주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인적분할 이후 대주주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지주사에 넘기고 지주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대주주는 돈을 들이지 않고도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소액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며 대주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의 인적분할”이라며 반발했다. 

장 회장은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듯 회사를 위해 마지막 각오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그는 8년 만의 경영 복귀와 관련해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데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 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세주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은 변화를 앞둔 동국제강그룹 회장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원칙적인 측면에서 회장, 부회장 체제로 회사의 발전을 위해 홀딩스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