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한국, 11년만에 유엔 안보리 재진입… 글로벌 중추 역할 다해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한국, 11년만에 유엔 안보리 재진입… 글로벌 중추 역할 다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6.12 09:31
  • 호수 87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한국이 국제평화·안보질서를 결정하는 최상위 국제기구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일원으로 재진입했다. 한국이 안보리에 재진입한 것은 2013∼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한국은 지난 6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192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인 180개국의 찬성표를 획득했다. 이번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은 김영삼정부(1996∼1997년), 박근혜정부(2013∼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쾌거다. 

앞서 한국은 ▲평화유지(PKO)·평화구축에 대한 기여 ▲여성과 평화 안보에 대한 기여 ▲사이버안보에 대한 기여 ▲기후변화 극복에 대한 기여 등 네 가지 중점 과제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공약으로 발표했다.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각종 논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5개 상임이사국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되며, 전 세계 평화·안전 유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경제제재 부과나 무력사용 승인과 같은 국제법적 구속력을 가진 유일한 기구이기도 하다. 

더불어 평화유지군 활동, 유엔 회원국 가입 추천, 유엔사무총장 임명 추천,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 선출 역할도 맡는다. 한국은 순서에 따라 내년 6월 한 달간 유엔 의장국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엔 북한 핵·미사일 도발,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 국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유엔 최고 의결기구에 진입한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압도적 찬성을 얻은 점도 고무적이다.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대북 공조 강화다. 안보리는 회원국 불법 행위에 경제제재는 물론 무력사용까지 결의하고 이행할 수 있어 권한이 막강하다. 우리가 이사국으로 투표권, 회의소집권 등을 갖게 되면 문제 제기나 문안 작성 주도로도 이전과 다른 여론 환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비상임이사국으로 먼저 선출된 일본이 우리와 임기가 겹쳐 3국 공조를 안보리에서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 세 나라가 동시에 안보리 이사회에서 주요 국제 현안을 놓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건 27년 만이다. 

문제는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다. 한국이 안보리의 모든 회의에 참석하고 의제를 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두 나라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핵·미사일 도발 억제를 위한 제재든, 대화와 협상이든 북한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두 나라와 계속 소통하면서 이해와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는 길밖에 없다. 

한국은 갈수록 매력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최빈국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은 유엔에서 하나의 모델 국가가 됐다. 이제 안보리 이사국답게 편협한 세계관에서 벗어나 세계의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쏟고, 또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

세계 기후변화 대응, 군축과 사이버안보, 코로나 대유행 같은 대규모 감염병 예방 등 한국이 안보리 멤버로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며 영역을 키울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의 이사국 활동은 한국의 영향력을 한 차원 높일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 될 것이다. 자유, 인권 같은 가치와 원칙을 바탕으로 필요한 압박과 제재엔 동참하되 입장이 다른 주요국들과의 대화, 설득에도 나서는 유연한 외교를 펼쳐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가 되는 길은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충실한 역할 수행이다.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하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연대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