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잠 깨운 재난 문자 … 실제 상황선 어떻게
새벽 잠 깨운 재난 문자 … 실제 상황선 어떻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6.12 13:41
  • 호수 8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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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치는 듯한 사이렌 소리는 공습경보… 즉시 대피를

평탄한 사이렌은 경계경보… 전열기 코드 뽑고 안내방송 청취

평소 집 주변 대피소 미리 파악… 지하철역, 지하주차장 등 활용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서울시가 지난 5월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경계경보 안내 문자를 오발송해 혼돈이 빚어진 가운데, 경계·공습 상황시 행동요령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2분쯤 서울시에 경계경보를 알리는 비상 사이렌이 1분 가량 울렸다. 이후 6시 41분에는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위급 재난 문자가 발송된 바 있다.

시민들은 실제 대피로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실제 경계·공습 상황 시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경계·공습 상황 시 대피 행동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민방공 경보 시 즉각 대피해야

행정안전부 국민행동요령에 따르면, ‘민방공 경보’는 적의 공격이 예상되거나(경계경보), 공격이 임박 또는 공격이 시작됐을 때(공습경보) 발령된다. 

경계경보는 안내 문자와 함께 평탄한 사이렌 소리가 1분간 울리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이때는 정부 안내 방송을 청취하며, 유류와 가스를 안전한 곳에 옮기고 전열기 코드를 뽑아두는 등 대피소 또는 지하시설로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동이 어려운 어린이와 노약자는 미리 대피시키고, 야간일 경우에는 실내외 조명을 끄고 운행 중인 자동차는 불빛을 줄이고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공습경보가 발령될 땐 물결치는 듯한 사이렌 소리(파상음)가 3분간 지속된다. 경계경보 발령 시엔 대피를 준비했다면,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가까운 대피소나 지하철역, 지하쇼핑센터 등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야간시간대라면 밖으로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실내조명을 끄고, 응급실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차광막으로 가려야 한다. 운행 중인 자동차는 전조등과 실내등을 모두 끈 후 가까운 빈 터나 도로 오른편에 주차해야 한다.

핵이나 방사능 공격이 있을 땐 화생방 경보를 알리는 음성 방송이 나온다. 이때는 일반 지하철역보다는 땅속 더 깊은 곳에 있고 공간이 넓으며, 비상시에 철로를 따라 이동하기 용이한 환승역으로 대피해야 한다.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고, 마스크나 비옷, 우산 등을 준비해 피부에 비를 맞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집 안에 있다면 모든 창문을 테이프 등으로 막고 전기, 수도가 끊길 것을 대비해 욕조나 큰 그릇에 물을 많이 받아두는 것이 좋다. 또한 통화량 급증으로 통신망이 마비될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전화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방사능은 인간의 감각으로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절대로 자신의 판단하에 행동해선 안 된다. 라디오, TV 등을 통해 나오는 정부 발표를 따라야 한다.

◇평소 대피소 위치 파악해야 

평소 자신이 사는 곳 주변의 대피소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정부는 민방위사태 발생 시 주민의 생명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 지정 지하 대피소를 설립했다.

대피 장소는 지하철역이나 지하주차장, 큰 건물의 지하실 등이다. 구체적인 대피 장소는 국민재난안전포털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다. 현재 있는 지역과 동네를 입력하면 대피시설과 최대 수용인원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재난안전정보 포털 앱 ‘안전디딤돌’에서도 인근 대피 시설을 확인할 수 있다.

생활권 주변 대피소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보통 △지하로 내려가는 지하철 △관공서 및 공공시설(우체국, 주민센터, 경찰서 등) △대형 마트 △대형 건물(지진의 경우는 위험하지만 전쟁의 경우 건물 안이 더 안전) 등이 대피하기 좋은 장소이다.

대피소로 이동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여기에는 △아파트나 고층건물에서 이동 시에는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 이용 △운전 중에는 키를 꽂아 두고 대피 △핵폭탄이 터지면 반대 방향으로 엎드린 후 입을 벌리고 눈과 귀를 막을 것 △핵폭발 이후에는 방사능과 낙진을 피해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 안으로 피신 등이 있다.

◇비상물품 미리 준비해야

비상 대비 물자는 일상에서 미리 준비할수록 안전하다. 비상용 생활필수품으로는 △가급적 조리와 보관이 간편한 쌀, 밀가루, 라면, 통조림 등 30일분 △식기(코펠), 버너 및 부탄가스(15개 이상) 등 취사도구 △담요, 내의, 라디오(건전지 포함), 배낭, 휴대용 전등, 양초, 성냥 등이 있다. 특히 의류는 최소한 한 벌씩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따뜻한 옷과 신발을 준비해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정용 상비약품으로는 소독제,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화상연고, 지혈제, 소염제 등이 있다. 의약외품으로는 핀셋, 가위, 붕대, 탈지면, 반창고, 삼각건 등이 비상시 유용하다. 이외에도 화생방 상황을 대비해 방독면과 보호 옷 또는 비닐 옷, 우비, 방독 장화와 장갑 또는 고무장화와 장갑, 피부를 세척할 비누, 합성세제 등도 챙겨야 한다.

이처럼 위급 상황 시 필요한 품목이 많지만, 꼭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난가방이나 생존가방 형태로 구비해 둘 필요는 없다. 행안부는 “평상시 비상대비물자를 휴대·이동이 쉽도록 배낭, 캐리어 등에 보관하는 게 좋다”며 “다만, 식품의 경우는 가방에 넣어 방치하기 보다는 정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유통기한 등을 확인해 주기적으로 교체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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