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목소리로 알 수 있는 성대 질환…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 땐 검사 받아야
쉰 목소리로 알 수 있는 성대 질환…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 땐 검사 받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6.19 13:23
  • 호수 8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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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많이 사용한 후 쉰 목소리가 수주 간 지속된다면 성대결절, 성대폴립, 후두암 등 다른 질환이 있는지 걱정해야 한다. 사진은 한승훈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성대폴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림대동탄성심병원
목을 많이 사용한 후 쉰 목소리가 수주 간 지속된다면 성대결절, 성대폴립, 후두암 등 다른 질환이 있는지 걱정해야 한다. 사진은 한승훈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성대폴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림대동탄성심병원

무리한 목청 사용 시 ‘성대결절’, ‘성대폴립’ 발생… 안정 취하면 대개 회복

호전 안 되면 후두미세수술 필요… 흡연·음주하는 고령자 ‘후두암’ 유의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목을 평소보다 무리하게 사용하면 목소리가 쉬곤 한다. 그런데 이처럼 목을 많이 사용한 후 쉰 목소리(애성)가 뚜렷한 호전 없이 수일 혹은 수주 간 지속된다면 혹시 다른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목소리는 성대의 표면을 이루고 있는 점막의 진동과 마찰로 인해 발생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도 쉰 목소리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성대 점막에 비정상적인 병변이 있는지 검사가 필요하다. 다양한 원인으로 목소리가 쉬거나 변할 수 있는데 그 중 전문적인 진료 및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원인들에 대해 알아본다.

◇무리하게 목소리 사용했다면 ‘성대결절’

흔하게 발생하는 후두 양성 점막 질환으로는 성대결절이 있다. 성대결절은 지속적인 음성남용이나 무리한 발성으로 인해 생기게 된다. 주로 △큰 소리로 말하는 것 △소리를 지르는 것 △오랫동안 목을 심하게 사용하는 것 등 성대의 잘못된 사용으로 나타난다.

강하게 반복되는 진동으로 성대 점막이 자극받게 되면 섬유질이 침착되고 성대 점막의 비후와 변성이 발생해 단단한 결절 모양의 병변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결절이 성대 진동을 방해해 쉰 목소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보통 가벼운 쉰 목소리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물을 많이 마시면 2주 안에 호전된다. 하지만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자연스러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성대결절은 후두 내시경을 목 안에 넣어 목 상태를 직접 관찰해 진단한다. 음성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나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음성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후두미세수술은 후두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병소를 제거하는 방법인데, 정상적인 성대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섬세하게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대결절은 재발하기 쉬운 질환이기 때문에 시술이나 수술뿐만 아니라 음성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게 좋다. 잘못된 발성 습관 등을 개선함으로써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래방서 열창 이후 쉰 목소리 난다면 ‘성대폴립’

성대결절과 유사해 감별이 필요한 쉰 목소리의 원인으로는 성대폴립이 있다. 성대폴립은 성인 후두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노래방에서의 열창 등 과격한 발성과 지속적인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리조직학적으로 성대결절과 유사하기는 하지만 성대폴립은 과도한 성대의 마찰로 발생한다. 미세혈관이 파열돼 점막 안쪽 공간에 피멍울인 혈포가 형성되고, 혈포가 장기간 흡수되지 않으면 반투명한 돌출된 덩어리인 폴립을 형성한다. 이에 따라 양쪽 성대가 충분히 접촉하지 못해 쉰 목소리가 나고 이물감이 생겨 기침을 자주 하게 되는 게 특징이다.

특히 목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은 소리(강도장애),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소리(음도장애), 쉰 목소리, 숨찬 소리, 거친 소리, 과비성(음질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목소리의 강도나 음도에 의도적으로 변화를 주지 못하기도 하며, 발생 부위가 여러 곳일 때는 증상이 심해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한승훈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대폴립의 경우 과도한 발성 이후 조기에 안정을 취하면 회복될 수 있으나, 자극이 만성적으로 반복되게 되면 섬유화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대폴립은 성대결절과는 다르게 초기에 형성된 폴립일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음성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대폴립 수술 또한 ‘후두미세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전신마취 후에 수술 현미경을 보면서 입과 목구멍을 통해 성대폴립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수술 시간은 약 10~15분 이내로 간단한 편에 속하지만 이후 약 1~2주간은 말을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수술을 결정할 때 주의해야 한다.

◇삼킬 때 이물감 느껴지면 ‘후두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쉰 목소리가 악화되며 흡연력과 음주력이 있고 고령이라면 후두암의 가능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후두암은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 두 번째로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한승훈 교수는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고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료가 요구된다”며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치료성적이 우수하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후두암은 발생 부위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 후두에 생기는 암은 임파선을 타고 목으로 전이되는데 별 이유 없이 목에 만져지는 혹이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성대의 표면은 조금이라도 불규칙해지면 음성이 변한다. 따라서 성문암(성대에서 발생한 암)은 음성의 변화가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 다른 부위의 암에 비해 초기 발견이 용이하다. 하지만 이를 간과하고 방치할 경우 목소리는 점점 더 나빠지고 급기야는 거의 소리가 나지 않게 되거나 호흡곤란이 야기될 수 있다.

만약 종양이 궤양을 형성하면 증상은 한층 심해져 악취가 나는 객담 또는 혈담이 나타난다. 특히 50세 이상의 흡연 남성에서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전신마취를 통해 환자의 호흡을 유지하며, 현미경의 확대된 시야와 미세기구를 이용해 정상 성대점막을 최대한 유지한 상태로 병변을 제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방사선 치료도 목소리를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종양이 성대에 발생했을 때 주로 사용되며, 노년층의 경우 치료 기간이 너무 길어 환자에게 무리가 갈 수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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