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61] 자랑하거나 근심하지 말고 살아가야 할 이유
[채근담 다시 읽기 61] 자랑하거나 근심하지 말고 살아가야 할 이유
  • 백세시대
  • 승인 2023.07.03 10:37
  • 호수 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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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거나 근심하지 말고 살아가야 할 이유

동해(東海)의 물은 일정한 파도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어찌 세상사에 대하여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자랑하려 하는가. 북망산(北邙山)에는 빈터가 없다고 하니, 인생들은 또한 찡그리지 말고 스스로 눈썹을 펴야 할 것이다.

東海水, 曾聞無定波, 世事何須扼腕.

동해수  증문무정파  세사하수액완

北邙山, 未省留閒地, 人生且自舒眉.

북망산  미성유한지  인생차자서미


◆만해 강의

동해의 물은 언제나 물결이 수없이 일어나고 가라앉고를 반복하여 일정한 파도가 없다. 뜬세상의 일도 이와 같아서, 나라들의 생겨나고 망함과, 성하고 쇠함이 쉴 사이 없이 돌고 돌아 한때의 운명을 믿을 수 없다. 

그런데 어찌 세상일의 일시적 득의(得意)를 가지고 방자히 굴어 팔을 걷어붙이고 뽐내며 교만을 부리고 스스로 자랑할 것이냐. 

북망산(중국 낙양성 밖에 있는 묘지)에는 수없는 무덤이 서로 맞닿아 있어서 아직 장사 지내지 않은 빈 땅이 없을 정도니, 이를 통해 보더라도 오랜 옛날부터 어떤 사람도 죽지 않고 계속 살아온 이가 없음을 알 것이다. 

사람이 조만간에 반드시 한 번 죽는다는 것을 안다면, 살아 있는 동안의 일에 대하여 지나친 고통과 근심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인생을 살며 온갖 근심으로 찡그리기보다는 이마를 펴고 활달하게 처세하여 스스로 즐길 일이다. 

◆한줄 생각

세상사에 얽매여 사는 인생들이 어찌 흥망성쇠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일희일비하고 크고 작은 근심거리를 달고 사는 게 보통 사람의 삶인 것을. 하지만 잠시라도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여유가 생기듯이 초연한 자세로 세상과 마주하면 답답한 현실조차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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