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 나타나면 3기, 심장 기능 저하된 ‘심부전’의 증상과 치료
호흡곤란 나타나면 3기, 심장 기능 저하된 ‘심부전’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7.10 15:01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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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이 발생하면 폐에 혈액이 고이는 폐부종이 나타나 움직일 때마다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난다. 

관상동맥질환이 원인의 절반 차지… 비만·당뇨에 의한 심부전도 증가

부종·소화불량·빈맥 등 증상 나타나… 말기 심부전, 암보다 사망률 높아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흔히 심장병의 종착역이라 불리는 심부전은 심장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 즉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포함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심장 기능 상실을 의미한다. 발병 후 5년 내 60~70%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그 위험성에 비해 일반인들의 경각심과 인식은 크게 부족한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심부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3만9682명으로 2017년(22만1315명) 대비 8.3% 증가했다. 더불어 심부전 환자의 85% 이상이 60대 이상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약 1.4배 많다.

김미정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말기 심부전은 5년 이내 사망률이 50%를 넘는, 암보다 무서운 질환”이라며 “예방과 치료 방법이 점점 발전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부전의 원인

심부전은 다양한 질환에 의한 일종의 합병증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원인이 절반을 차지하고 고혈압, 심근 및 판막질환, 심방세동 등도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생활습관에 의한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에 의한 심부전이 크게 늘었다. 비만, 고지혈증, 고혈당은 만성 염증 상태를 일으키고 심근과 혈관을 손상시켜 심부전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한 질환이 없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위험이 증가하는데, 60~70대의 5.5%, 80세 이상에서는 12%가 심부전을 진단받는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과거 심장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더라도 중증의 폐, 콩팥, 간, 인지장애, 자가면역질환, 암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전신 상태가 쇠약한 노인에게서 갑자기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 항암제, 알코올, 식욕억제제 등 심독성 약물에 민감한 사람이 노출되면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김미정 교수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심부전 환자 역시 상당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심부전의 증상

심부전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심부전이 발생하면 폐에 혈액이 고이는 폐부종이 나타나서다. 초기에는 힘들게 움직일 때만 숨이 차지만, 심해지면 눕거나 잠을 잘 때도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발목과 종아리가 붓고 심하면 복수가 찬다. 일부는 소화가 안 된다고 호소하기도 하는데,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위장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부종이 동반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교감신경이 자극돼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빈맥)이 나타나고, 노인의 경우, 경미한 인지장애가 악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쇠약한 노인에게 흔히 발견될 수 있어 자칫 나이 탓으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중증 심부전에서는 근육이 소실돼 기력이 달리고 움직이기 힘들어하며 입맛이 없어 체중이 빠지기도 한다.

◇심부전 중증도에 따른 치료 

심부전은 중증도에 따라 병기를 분류하는데, 아무 증상 없이 심근 손상 위험인자만 있는 초기부터 심장이식이 필요한 말기까지 총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무증상 고위험군으로 고혈압, 당뇨, 비만,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뇌혈관, 말초혈관, 관상동맥질환), 심독성 약물 노출 과거력, 심근병 유전자 보유자 등이 해당된다. 식사, 운동, 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과 심부전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물로 위험인자를 교정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2단계는 아직 심부전 증상은 없지만 심장의 구조나 기능 이상이 시작된 단계다. 혈액검사에서 심장 손상을 의미하는 수치가 검출되거나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심장 비대, 판막 이상, 심근 수축 또는 이완 기능 저하 등이 관찰된다. 본격적인 심부전 진행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원인 질환 교정, 위해 요인 회피, 심부전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3단계부터는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호흡곤란과 부종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고 삶의 질이 저하되며 장기적으로 사망률이 증가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뇨제 등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과 함께 장기 생존율 향상을 위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일부 환자의 경우, 병원에 입원해 시술이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4단계는 적극적인 치료에도 심부전 증상이 계속되는 말기 심부전 상태로, 약물만으로 효과가 불충분한 만큼 심장이식이나 심장보조장치 삽입술이 필요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심부전은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는 진행성 질환이지만 건강한 생활습관과 입증된 약물치료로 꾸준히 관리하면 진행을 막고 아프기 전의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며 “조기 발견에 힘쓰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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