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62] 바쁜 가운데 틈을 내 한가함을 즐기라
[채근담 다시 읽기 62] 바쁜 가운데 틈을 내 한가함을 즐기라
  • 백세시대
  • 승인 2023.07.17 10:25
  • 호수 8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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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가운데 틈을 내 한가함을 즐기라

하늘과 땅이 여직 멈춰 쉰 적이 없고, 해와 달도 차고 이울어지는데, 하물며 구구한 인간 세상에 있어 어찌 모든 일이 다 원만할 수 있을 것이며 언제나 한가로울 수 있을 것인가? 

다만 바쁜 가운데 틈을 내 한가함을 찾고 부족한 중에 만족할 줄을 알면, 조종이 내게 달렸으므로 활동과 휴식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런즉 조물주도 나와 더불어 노고와 안일을 논하지 못할 것이며, 기울고 차는 것을 비교하지 못할 것이다.

天地尙無停息,日月且有盈虧, 

천지상무정식 일월차유영휴

況區區人世, 能事事圓滿, 而時時暇逸乎, 

황구구인세  능사사원만  이시시가일호

只是向忙裡偸閒, 遇缺處知足, 

지시향망리투한  우결처지족

則操縱在我, 作息自如, 

즉조종재아  작식자여, 

即造物不得與之論勞逸, 較虧盈矣

즉조물부득여지론노일  교휴영의

◆만해 강의

하늘과 땅도 항상 구르고 움직여서 잠시도 머물러 있지 못하고, 해와 달도 끊임없이 차고 이울어서 언제나 둥글고 밝지 못하다. 하물며 변변치 못한 인간이 이 세상에 대하여 모든 것이 복잡한 가운데서 어찌 일마다 원만하여 털끝만한 결함도 없을 수 있으며, 백 년을 이어가는 동안에 어찌 언제나 한가하고 편안하여 잠시 동안의 바쁜 때도 없으랴.

다만 번잡한 가운데서 편안함을 얻고, 부족한 가운데 만족할 줄 알면, 차고 이지러지는 것을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고, 한가하고 분주한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즉, 비록 조물주의 교묘한 힘으로도 능히 내게 대해 수고롭고 편안함을 따지거나 차고 이지러짐을 다투지 못할 것이다. 

◆한줄 생각

모든 근심에서 자유롭고 어떤 바쁜 일도 없이 늘 한가한 것은 현세에선 이뤄질 수 없는 꿈이다. 그런 헛된 꿈을 버리고, 망중한을 즐기며 결핍에서 오히려 만족감을 느낀다면, 누가 그에게서 행복을 빼앗아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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