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토끼풀
[시] 토끼풀
  • 박민순 시인 / 경기 오산
  • 승인 2023.07.17 11:01
  • 호수 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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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풀

박민순시인 / 경기 오산
박민순 시인 / 경기 오산

안개 덮인 새벽

시골 버스정류장 옆 풀숲에서

세 잎, 네 잎 자라난 토끼풀

 

오래 전, 아름답게 살자던 언약

책갈피에 눌려 편지지에 붙인 사연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되었지만

 

꽃반지, 꽃팔찌는 불도장(火印)처럼

가운뎃손가락에, 손목에 추억으로 남아

오늘도 가슴을 덥혀주는데

 

세상사에 이지러지고

빗장 걸려 있는 내 마음에

행복과 행운을 전해주던 토끼풀

 

안개 자욱한

아침을 헤치고 오는

버스의 안개등 불빛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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