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더디고 예후 좋다고… ‘갑상선암’ 방치하면 안돼
진행 더디고 예후 좋다고… ‘갑상선암’ 방치하면 안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9.25 14:17
  • 호수 8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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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다. 이에 평소 주기적으로 갑상선 초음파를 통해 결절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다. 이에 평소 주기적으로 갑상선 초음파를 통해 결절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암 가운데 가장 많은 발생자수 기록… 방사선 노출, 유전 등이 원인

목소리 변하거나 목에 이물감… 삶의 질 고려한 최소침습수술로 치료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갑상선암은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아서 ‘거북이 암’, ‘착한 암’ 등 좋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특이한 암이다. 하지만 이를 믿고 방심하면 갑상선암도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암이 된다. 치료 시기를 놓쳐 악화되거나, 발생 위치상 임파선, 기도나 식도, 심장과 뇌로 이어지는 주요 혈관 등으로 전이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갑상선암 발생자수는 2만9180명으로 암 중에서 가장 많은 발생자 수를 기록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고 다른 암종의 발생자가 대부분 60세 이상 연령대에 분포한 것과 비교하면 젊은 연령대에 많았다. 

송정윤 강동경희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여성은 생리나 임신 등으로 여성호르몬이 변하면 갑상선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갑상선 질환 위험도가 높다”고 말했다.

◇갑상선암의 원인

갑상선은 목 한가운데 위치해 튀어나온 부분을 말하며, 나비 모양 기관으로 몸에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 기관의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장도 빨리 움직이게 하며, 몸의 열도 만들어내는 등 인체 대사과정을 촉진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갑상선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과거 갑상선 질환 병력 등이 있다고 보고된다. 또한 방사선 노출은 갑상선암의 위험 인자로 가장 잘 알려진 요인인데, 노출된 방사선의 용량이 클수록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의 증상

갑상선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다. 먼저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의 유무를 확인한다. 발견된 결절에 미세석회, 키가 큰 모형 등이 있을 때 암의 위험도가 높다. 

이상 소견 결절이 발견된 경우,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갑상선암 여부를 진단한다. 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 몇 가지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으로는 ▲목소리가 변했거나 ▲목을 만졌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게 압박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 등이며,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검사를 꼭 해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은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아서 4기여도 웬만한 다른 암종의 1~2기보다 오래 생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갑상선암도 의학적으로는 1~4기까지 분류하고 말기인 4기는 더 세부적인 구분 단계가 존재한다. 

송정윤 교수는 “건강검진이 보편화된 이후로 대부분 초기에 갑상선암이 발견되고 있다”며 “더딘 진행과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 특성 때문에 병기의 세세한 구분이 세간에 자주 오르내리지 않는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의 치료

갑상선암이 진행 속도가 더디다곤 하지만 ‘착한 암’이라고 볼 순 없다. 특히 분화도가 나빠진 암의 경우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갑상선암은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미세 암이라도 재발률이 20%에 이르고, 임파선이나 기도, 식도, 뇌와 심장으로 가는 주요 혈관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기존의 갑상선암 수술은 목 부위를 약 5cm 정도 절개해 수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목에 상처 없이 내시경·로봇을 이용해 수술한다. 내시경·로봇수술은 수술 부위를 열지 않는 대신에 겨드랑이 등의 부위에 작은 구멍을 뚫고 여러 가지 내시경 수술 장비를 집어넣은 뒤, 화면으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 부위를 절제하는 식이다. 특히 로봇수술은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도 여러 각도로 움직이는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을 선택하게 되면 양측 갑상선을 모두 절제할지, 아니면 병이 있는 한쪽 갑상선만 절제할지 결정한다. 보통 암의 위치가 갑상선을 싸고 있는 피막을 넘어 인근 장기에 퍼졌거나 ▲초음파 등 영상 검사에서 임파선 침범이 있는 경우 ▲양측에 암이 있는 경우 ▲암의 크기가 4㎝를 넘는 경우에는 전체 절제를 권한다. 

또한 한쪽 갑상선에만 암이 있어 한쪽만 절제한 경우라도 최종 조직검사 결과 방사선요오드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남아있는 반대편 갑상선도 절제한다. 방사선요오드치료를 하려면 양측 모두 절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갑상선암은 방사선 노출 외에 알려진 원인이 없다. 따라서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역시 따로 있지 않고 암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으로 알려져있는 것들을 지키면 된다”며 “특히 수술 이후 식사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데,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음식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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