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窓)
[시] 창(窓)
  • 박민순 시인
  • 승인 2023.11.06 10:19
  • 호수 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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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박민순 시인
박민순 시인

아무것도 심지 못한 채

보내야 하는

우리의 봄은

왜 이리 짧은 것이냐

 

젊음보다 무성한

뜨거운 더위 속에서

또 다른 계절을 기다리며

다시 먼 곳을 바라보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추수를 기다리는 들판

까치밥을 남긴 감나무

얼음장 밑을 흐르는 시냇물은

한겨울에도 물고기를 키웠다

 

세월만 탓하다가

가을걷이마저 잊고 사는 우리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다가

내 나이 들었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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