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왕성한 ‘노로바이러스’… 어패류 익혀먹어야
겨울에 왕성한 ‘노로바이러스’… 어패류 익혀먹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04 15:51
  • 호수 8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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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 증상과 치료

기온이 떨어질 때 더 기승… 오심·구토·설사에 이어 탈수 증세 나타나

소량 바이러스로도 감염력·전염성 높아… 어르신들 합병증 주의해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식중독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여름철과 달리 겨울은 상대적으로 식중독 바이러스의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식중독을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왕성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자칫 겨울철 식품 위생관리에 소홀하면 이로 인한 ‘겨울철 장염’에 감염되기 쉽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에서도 살아남고, 60℃에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된다. 또한 일반 수돗물의 염소 농도에서도 그 활성이 상실되지 않을 정도로 저항성이 강하다.

지정선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이나 음료를 섭취할 때 주로 발생하며 감염된 사람에게서 전파되기도 한다”며 “발생률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늘기 시작해 이듬해 1~3월에 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림=연합뉴스

◇노로바이러스의 원인과 증상

노로바이러스는 보통 조개 등 갑각류나 오염된 지하수, 가열하지 않은 생채소 등을 통해 감염된다. 또한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감염자의 손,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에 의해 오염되고, 그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몸으로 들어오면서 감염을 일으킨다. 

노로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입자만으로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자의 구토물이나 분변 1g당 약 1억개의 노로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1~2일 정도 잠복기를 지나면서 구토, 오한, 복통, 설사, 근육통 증상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 보통 1~2일 이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영유아나 노인은 탈수 증상이 심해져 쇼크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은 설사가 주로 나타난다. 발열은 감염된 환자의 절반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고, 물처럼 묽은 설사가 하루 4~8회 정도 나타난다. 다만,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의 감염이기 때문에 피가 섞이거나 점액성의 설사는 아니다.

노로바이러스는 환자의 토사물이나 분변 등의 검체에서 바이러스의 특징적인 입자를 검출해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자현미경이나 면역전자현미경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일반 병원에서 검사 자체가 보편화돼 있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발생 시기와 증상, 설사 양상을 종합해서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의 치료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회복되는 특징이 있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마땅한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수액치료와 탈수예방을 위한 치료가 병행된다. 

대부분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교정해주는 보존적 치료가 이뤄지는데, 스포츠음료나 이온음료로 부족해진 수분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설탕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와 과일 주스는 피해야 한다. 

경도에서 중증도의 탈수는 마시는 수액공급으로 탈수와 전해질 교정이 가능하나, 심한 탈수는 정맥주사를 통한 수액공급이 필요하다.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땐 항구토제를 사용한 후 경구 수액공급을 다시 시도한다. 노인의 경우 설사를 심하게 하면 심한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약을 1~2일간 투여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유전자에 따라 28종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따로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종류가 많아 백신 개발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한 번 감염된 이후에도 재감염될 수 있다.

지정선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치료 중에는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말고 따뜻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장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어 소화 흡수가 힘들기 때문”이라며 “드물게 입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집에서 2~3일가량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노로바이러스는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다. 집안에 환자가 있다면 환자의 토사물이나 타액 등을 청소할 때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가 중요한데 손은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음식은 85℃ 이상의 온도에서 5분 이상 조리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식재료나 조리한 음식은 겨울에도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열한 음식이라도 조리사의 피부에 있는 세균으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정선 교수는 “오염된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은 물론, 외출이나 화장실 사용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조리된 음식은 맨손으로 만지지 않으며  채소류 등 비가열 식품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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