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73] 교만을 피하고 회개를 주저하지 말라
[채근담 다시 읽기 73] 교만을 피하고 회개를 주저하지 말라
  • 백세시대
  • 승인 2024.01.15 09:54
  • 호수 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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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을 피하고 회개를 주저하지 말라

세상을 덮는 듯한 위대한 공로도 ‘긍(矜)’ 한 글자를 당하지 못하며, 하늘에 닿을 듯한 엄청난 죄과도 '개(改)’한 글자를 당하지 못한다.

蓋世的功勞, 當不得一個矜字,

개세적공로  당부득일개긍자 

彌天的罪過, 當不得一個改字.

미천적죄과  당부득일개개자


◆만해 강의

천고에 드문 영웅, 한 시대를 누빈 호걸이 위대한 업적을 세워 그 공로가 온 세상을 덮는다고 해서, 자기의 한 몸을 만능(萬能)한 신으로 자처(自處)하여 스스로 자랑하고 뽐내면, 덕을 잃고 원한을 사서, 이미 이루어 놓은 공로가 점점 줄어든다. 

이른바 온 세상을 덮는 공로가 있다는 유명한 영웅은, 반드시 수없이 많은 이름 없는 영웅들을 희생시킴으로써 공을 이루고 이름을 얻은 것이다. ‘한 장수의 공이 이루어지는 데 만 사람이 죽어간다’는 옛말이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절대로 자기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건만, 자기의 공이라 스스로 자랑하여 많은 사람의 공로를 무시하면, 그 공로가 영원히 보전될 수가 없다. 비록 온 세상을 덮는 공로라 하더라도, ‘자랑할 긍(矜)’자 한 글자의 무서운 힘을 당할 수 없다. 

또 아주 무거운 죄를 지었더라도 하루 아침에 회개하고 새로이 아름다운 행실, 뛰어난 덕으로 나아가면, 지난날의 죄과는 차차 사라진다. 

하늘에 가득 찬 죄라도 ‘고칠 개(改)’자 한 글자를 당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공로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자랑하는 것을 삼갈 것이요, 죄가 있는 사람은 잘못을 뉘우치고 올바로 고쳐나가는데 힘써야 하는 것이다.

◆한줄 생각

겸손은 힘들다. 그래서 ‘겸손은 힘들어’라는 노래가 나왔는가 보다. 반면 자랑하고 교만하긴 쉽다. 자랑과 교만은 인간의 본성에 가까워서 그럴 것이다. 자랑과 교만은 한때의 성취와 성공을 이끌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더 자랑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많을 테니.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자랑과 교만은 결국 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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