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원형탈모’… 스트레스 인한 자가면역 질환
갑작스런 ‘원형탈모’… 스트레스 인한 자가면역 질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3.18 14:31
  • 호수 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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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 증상과 치료

성별·유전과도 무관하게 발생… 탈모 심할수록 재발되는 경우 많아

진행속도 빨라 즉시 치료 받아야… 발병 부위 넓으면 면역치료 필요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탈모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굵고 긴 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연모(굵기가 가늘고 짧은 털)와 달리 성모가 빠질 경우, 미용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원형탈모는 원형으로 모발이 갑자기 빠지는데 심할 경우, 두피 모발 전체가 빠지기도 하고, 눈썹, 속눈썹, 체모 등 전신의 털이 다 빠지기도 한다. 

이중선 대전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정상인에게서도 머리카락이 하루 70~100개 정도까지는 빠질 수 있다”며 “그러나 자고 난 뒤나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가 넘는다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원형탈모의 원인

원형탈모는 원형 또는 타원형의 선명한 탈모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고 있지 않으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모낭 주위에 염증 반응이 생겨 면역체계에 교란이 생기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계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혼란을 일으켜 건강한 신체 조직이나 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여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전적인 요인이나 과음 및 흡연, 영양 불균형, 기타 두피질환 등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형탈모의 증상

원형탈모는 직경 2~3cm의 작은 크기에서부터 △탈모가 일어난 부위에 동시에 생기는 ‘다발성 원형탈모’ △한쪽 귀에서 다른 쪽 귀까지의 뒤통수 라인을 따라 발생하는 ‘사행성 원형탈모’ △그물 모양처럼 머리 전체에서 탈모가 일어나는 ‘망상형 원형탈모’ 등 그 증상이 다양하다. 

심한 경우 눈썹, 음모 등의 체모까지 모두 빠지는 ‘전신 탈모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전체 모발의 50% 이상 빠지는 것을 중증 원형탈모라고 하는데, 20% 이상만 빠져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20대 이후에 눈썹과 속눈썹이 빠지면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전반에 어려움이 생기고 심각한 경우에는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형탈모 환자의 10% 미만에서 갑상선질환이나 백반증,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하고 있기도 하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원형탈모 환자는 만성 자가면역질환 합병증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명심해야 할 사항은 원형탈모가 재발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특히 탈모 정도가 심하거나 유병 기간이 길고 어린 나이에 발병한 경우, 아토피피부염을 동반한 경우, 손·발톱까지 침범한 사례 등이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원형탈모는 발생 위치와 진행 정도의 개인차가 큰 편이며, 청소년층에서부터 노년층까지 발생 연령대도 다양하다. 대부분 가려움이나 통증은 없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간혹 탈모 부위에 감각 이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탈모가 발생하면 탈모 부위 주변이 불그스름한 색을 띠면서 움푹 들어가고 피지의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러한 증상 모두가 갑작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본인 스스로가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한 개의 병변만 있다가 여러 병변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땐 재발 위험이 크다.

이중선 교수는 “일반 탈모에 비해 원형탈모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원형탈모의 치료

원형탈모 환자들은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예도 있다. 원형탈모가 발생한 지 1년 미만이면서 원형 탈모반이 1~2개 이하일 때 자연 회복률이 80%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경증 원형탈모의 경우,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로 잘 회복이 된다. 두피 전체 면적의 50% 미만이 침범된 경우에는 대개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모발 성장을 촉진시키는 미녹시딜을 국소 도포해 치료한다. 

만약 탈모반이 두피 전체 면적의 50% 이상으로 광범위할 경우에는 면역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두피에 도포해 모낭 주위에 새로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모발을 공격하던 인자들의 영향을 줄여 탈모 억제와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준다. 면역치료에 자주 이용되는 물질로는 ‘다이페닐사이클로프로펜온’(DPCP)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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