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책임지는 노인’ 사회변화 핵심동력 부각
‘사회 책임지는 노인’ 사회변화 핵심동력 부각
  • 장한형·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1.07 10:35
  • 호수 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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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國格 향상으로 ‘책임’ 확대
TV드라마·언론도 사회적 역할 충실한 노인 집중 조명 이미지 개선

 ‘부양 받는 노인이 아닌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이란 새로운 ‘노인비전’이 최근 우리 사회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노인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이 크게 신장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가 노인사회를 벗어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 지원 등 국격(國格) 향상에도 적극 동참키로 하면서 ‘책임’의 범위를 또 한 단계 넓히고 있다.

과거 노인의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시켰던 TV드라마에서도 노인이 가정과 사회를 책임지는 구성원으로 새롭게 비춰지는가 하면, 각 언론도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의 등장을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집중 보도하는 등 ‘노인’에 대한 혁신적인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1월 7일 오후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지원민간단체협의회(회장 엄기영)’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지원활동에 적극 돌입키로 했다.

양 기관은 우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100만인 서명운동 등 민간활동에 대해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향후 주요 행사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한노인회 강원도연합회와 강원지역 노인들이 주축이 돼 대국민 홍보 및 동참을 호소하는 등 본격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중앙회는 해외유치단 참여 등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물론 국격(國格)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한노인회는 노인 건강 및 체력 증진이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 실천의 선결과제라는 판단에 따라 산하 ‘대한노인체육회’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대통령배노인축구대회 신설을 추진하고, 게이트볼대회도 확대키로 했다.

노인사회를 주축으로 한 이 같은 자발적 변화가 노인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을 이끌고 있다. 특히 TV드라마와 언론의 태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TV드라마에 비친 노인의 이미지가 대체로 고집스럽고 권위적인 캐릭터로 묘사됐으나 최근에는 젊은이들을 정서적으로 이끌어주는 조언자이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사회구성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 ‘폭풍의 연인’에서 극중 호텔 회장인 민혜성(김민자) 여사는 기존 재벌가들의 혈연 중심 세습에서 벗어나 신실치 못한 아들의 빚은 결코 갚아주지 않으면서도 가난한 전통문화 예술가들을 남모르게 후원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다. 또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절름발이 소녀를 도와 서울 유학의 꿈을 이루도록 돕기도 한다.

올 초부터 방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을 믿어요’에 등장하는 김영호(송재호)-이미경(선우용녀) 부부도 같은 예다.

퇴직 1년을 앞둔 만년 교감 김영호는 자녀들에게 귀감이 되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부모의 교통사고로 고아가 될 처지에 놓인 제자를 수양딸로 키우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웃어른의 표상으로 등장한다.

그의 아내도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면서 3남매와 수양딸의 든든한 조언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자긍심을 갖는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에서 순옥(고두심)은 자신의 아들과 이혼하는 며느리를 감싸 안으며 결국에는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과거 사소한 일로 며느리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시어머니의 고정관념을 깨고, 갈등을 해소하는 중재자로서 웃어른의 이미지가 부각됐다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언론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이전에는 가난과 고독에 지친 노인을 중점적으로 다뤘던 언론들이 최근엔 일과 자원봉사 등으로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어르신들을 집중조명하고 있다.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노인여가복지시설인 서울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매년 800~900여건의 취재요청을 받고 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재요청의 절반 가량은 생활지원 대상 어르신들을 담는데 주력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어르신들의 취미여가 프로그램이나 일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담기 위한 문의가 80~90%를 차지해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에 대한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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