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노인의 날’을 맞아 9월 30일 오전 11시 장충체육관에서 기념식 및 부대 행사가 마련됐다. 노인의 날 기념식은 1997년 제정돼 매년 정부 주관행사로 치러오다 2000년부터 민간단체 주관행사로 전환됐으며, 현재 국내 최대 법정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가 주관하고 있다.
올해 기념식에는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 이 심 대한노인회장,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서울시장 후보), 정해걸·이두하·강승규 국회의원 등 내빈을 비롯해 훈포장 수상자 및 전국에서 모인 노인 3000여명이 참석해 장충체육관을 가득 매웠다.
행사장을 찾은 어르신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어르신들을 태운 10여대의 관광버스가 장충체육관을 에워싸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동거리가 가장 먼 전남연합회의 경우, 새벽 5시에 서울로 출발해 버스 안에서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왕복 9시간의 장거리여행도 즐거운 이유는 노인의 날의 주인공이 바로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1부 기념식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사람은 한나라당 최고위원 자격으로 깜짝 방문한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였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축사에서 자신을 ‘대한노인회 미래회원’으로 소개하며 ‘노인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어르신들의 큰 박수와 호응을 이끌었다.
이어 100세 장수 어르신에게 주어지는 청려장(장수지팡이) 증정식에서는 참석한 어르신들이 100세 어르신들께 보내는 부러움과 감탄의 탄성이 절로 나왔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지수를 보여주듯 올해 청려장 수상자는 927명(남성 162명, 여성 765명)에 달했다. 2009년에는 884명, 지난해 904명의 100세 어르신들이 노인의 날 청려장을 받았다.
청려장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로, 건강과 장수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임금이 장수노인에게 하사하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려장 증정에 이어 노인복지 공로자로 선정된 133명의 정부 포상자들이 3000여명의 어르신들과 가족의 축하 속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어르신들이 가장 즐거워한 시간은 기념식 2부에서 마련된 시니어페스티벌 및 축하공연이었다. 서울 영등포 노인복지관의 아코디언 및 전통무용팀을 비롯해 서울 강북구립실버악단 실버공연팀, 경기 파주시노인복지관의 포크댄스팀, 대한노인회 안산 단원구지회 합창단 등의 흥겨운 공연과 함께 어르신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날 국민가수 설운도씨의 축하공연이 시작되자 어르신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은 물론 무대까지 올라 설운도씨의 노래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흥겹고 신명나는 ‘노인의 날’을 즐겼다. 글=안종호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