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감기로 오해하기 쉬워… 기침 심하면 검진 필요
단순 감기로 오해하기 쉬워… 기침 심하면 검진 필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12.09 14:08
  • 호수 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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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염 증상과 치료법
▲ 기관지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기관지염은 기침, 가래, 체중 감소, 전신 쇠약감, 잦은 호흡기 감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림=대한의학회

마른기침 심해지면 ‘급성 기관지염’… 3개월 이상 기침하면 ‘만성’
수분 섭취‧금연 등이 기관지 건강에 도움… “가습기 사용은 좋지 않아”

60대 중반의 조 모씨는 만성 기관지염 환자이다. 그는 평소에 기관지 확장제와 진해제(기침약), 거담제(가래 제거제)를 매일 복용하는데 어느 날, 평소보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찬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역에 가기 힘들 정도였다. 결국, 조씨는 주치의로부터 유산소 운동을 권유 받았고, 매일 꾸준히 하다 보니 숨 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우리 몸의 호흡기를 구성하는 장기인 기관지는 인후두에서 폐로 공기가 들어가는 통로를 말한다. 이 기관지에 바이러스나 세균, 독성물질 등에 의해 염증이 생기면 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주로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환절기나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급성 기관지염
기관지염은 종류에 따라 급성 기관지염과 만성 기관지염으로 나뉜다. 급성 기관지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마른기침이다. 급성 기관지염에 걸리면 심한 마른기침을 하게 되고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외에도 발열,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은 일주일 사이에 증상이 회복되지만 간혹 기관지 밑에 위치한 세(細)기관지로 염증이 번지면 폐렴으로 진행될 위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열이 38∼39℃까지 상승해 3∼5일간 계속되기도 한다. 보통 다른 급성 증상은 2∼5일 내에 가라앉으나 기침은 2주간 계속된다.
윤호주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방치하면 합병증이 동반되는 등 증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 따라서 감기 같은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체온이 38℃ 이상 올라갔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는 원칙적으로 기침, 흉부 불편감, 열을 조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때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마른기침이 계속되면 천식을 의심할 수 있는데, 항생제를 투여하면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만성 기관지염
만성 기관지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질환과는 달리 담배, 매연, 먼지 등 화학물질에 의한 지속적인 기관지의 염증 반응으로 발생한다. 보통 가래가 나오는 기침이 1년에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이런 증상이 2년 이상 연속적으로 나타나면 만성 기관지염으로 분류된다.
만성 기관지염 환자는 기도가 서서히 좁아지는 기도폐쇄 현상을 통해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다. 초기에는 기침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다가 점차 지속성을 띄어 수시로 기침을 하게 되며, 심하면 수면 중에도 계속된다. 가래는 하얀색이나 누런 점액성을 띄며 양이 적고 주로 아침에 기침과 함께 나온다.
만성 기관지염 치료는 증상 조절과 기도 감염 예방을 위해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약물 치료는 기관지 확장을 위해 기관지 확장제를 투여하며, 가래를 맑게 해 배출을 용이하게 하는 거담제와 진해제를 이용한다. 또한 천식성 기관지염의 치료를 위해 부신피질 호르몬제 투여가 이뤄지며 세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비약물적 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은 운동이다. 환자의 운동 능력은 자전거 근육힘 기록기 또는 트레드밀 운동 검사(가슴에 전극을 부착한 뒤 20~30분간 뛴 후 심박동 수 변화를 측정해 심장기능 등을 평가하는 검사)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좀 더 간편한 방법은 일정한 시간 동안 스스로 조절해 걷는 거리를 측정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저산소증에 대비해야 한다. 폐기능이 낮아 호흡기 감염으로 급성 호흡 부전증 등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적절한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 치료법을 통해 체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장기의 기능을 유지시켜 줘야 한다.
기관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주변 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절기에는 주로 생활하는 실내의 적정습도를 유지하고, 직접 온풍기를 쐬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기관지의 보습과 윤활을 돕기 위해 수분섭취 및 온욕 등으로 땀 배출을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미세먼지가 심하다면 외출을 삼가야 한다.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틀어놓는 게 좋으며,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시에는 마스크 사용이 도움 된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의 30~40% 정도를, 식약처 인정을 받은 황사 마스크는 70~80%를 걸러준다.
윤 교수는 “가습기는 주변 환경의 습도를 높여줄 뿐 사람 자체의 습도를 높이긴 힘들다.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그리고 많이 마시는 것이 훨씬 좋다”며 “물이 있는 곳은 균이 생기기 쉽다. 즉 가습기를 철저히 관리하기 힘들다는 소리다. 때문에 호흡기 질환의 치료나 예방을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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