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왜 측정할 때마다 다를까?
혈압, 왜 측정할 때마다 다를까?
  • 이무용 동국의대 일산병원 심장혈관내과
  • 승인 2018.05.04 10:47
  • 호수 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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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60]

혈액은 우리 몸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혈액은 혈관, 즉 동맥을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공급된다. 이때 충분한 혈액공급을 위해서 동맥 내에 일정한 압력, 즉 혈압이 필요하다. 

이를 수도관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수도관이 파열되면 수돗물이 하늘로 솟구치게 된다. 이렇게 솟구치는 이유는 수돗물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수도관 내에 압력을 주기 때문인데, 높은 지대에 수돗물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선 높은 압력이 필요하다. 혈액공급을 위한 압력은 심장에서 만들어지는데, 심장은 수축하면서 혈액을 동맥에 공급한다. 심장의 수축이 끝나면 확장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심장에서 전달되는 압력이 줄어든다. 대신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관 내에 압력이 유지된다.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발생할 때를 수축기 혈압, 심장은 확장하지만 혈관에 압력이 유지될 때를 확장기 혈압이라 하는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경우에는 고혈압으로 판정한다. 

혈압이 높거나 낮은 사람들의 경우 혈압을 측정할 때마다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혈압이 일정하지 않고 측정할 때마다 다른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활동량에 따른 차이를 들 수 있다. 즉 운동을 하고 있을 때에는 필요한 혈액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심장 수축력이 증가하며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한다. 반대로 운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 필요한 혈액량이 감소하므로 혈압이 낮아지게 된다. 활동하는 낮 시간에는 혈압이 상승하고 잠자는 밤 시간에는 혈압이 낮아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환경에 따른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앉아 있다 하더라도 의자의 형태나 앉아 있는 자세, 주변 환경, 심리상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몸에 필요한 혈액량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한 환자가 진료실 밖에서 대기할 때와 진료실에 들어와 앉아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진료실 밖에서는 조금 긴장할 수 있지만 편안하게 앉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의사를 대면하면 긴장하게 되고, 앉아 있는 자세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진료실 밖에서 측정한 혈압과 진료실 내에서 측정한 혈압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과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이 다른 것도 화장실 다녀오기 전과 다녀온 후에 측정한 혈압이 다른 이유도 모두 환경에 따른 차이라 볼 수 있다.

혈압이 다르게 측정되는 세 번째 이유는 액체인 혈액이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압력이 생성되는 심장의 위치에 따라서 혈압이 다르게 측정되는데, 심장이 팔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 혈압이 높게 측정되고, 심장이 팔보다 낮은 위치에 있으면 혈압이 낮게 측정된다. 즉 앉은 자세와 누운 자세에서 측정된 혈압은 각각 다른데, 이는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항상 일정한 높이에서 혈압을 측정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혈압은 일정할 수 없다. 끊임없이 달라지는 우리 몸의 상태에 따라 측정할 때마다 혈압은 다르게 나온다. 활동량에 따라, 환경에 따라 혈압 수치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때때로 조금씩 달라지는 혈압의 수치 변화가 아니라 평균적으로 내 몸의 혈압이 높은지, 낮은지, 특별한 이상은 없는지 혈압의 이상유무를 체크하는 것이다. 
아직도 자신의 혈압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 혈압을 측정해 보자. 그것이 건강의 척도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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