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궐도(東闕圖 :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그림)에는 후원 일대에 초가집이 여러 채 그려져있지만 현재는 청의정〈사진〉 만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맑은 잔물결이 찰랑대는 곳이란 뜻의 청의정은 산기슭 가까이에 있는데 주위에는 논이 있어 임금들이 해마다 이곳에다 벼를 심어두고 그해 농사 작황을 가늠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논에서 베어낸 볏짚으로 지붕을 얹었다고 하지요.
청의정 천장은 초가로 이은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정자 안쪽 가운데엔 연꽃무늬의 둥근 단청이 있습니다. 이 연꽃무늬는 잠시 팔각 모양의 서까래를 뻗었다가 네모진 정자형태를 이루게 됩니다.
곧 원형-팔각-네모로 이어지는 형태를 띠게 되는데 원형은 하늘, 팔각은 사람, 네모는 땅을 뜻하는 것으로 우주의 기본 원리인 삼재(三才)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연꽃 단청과 연두색 서까래가 아름답지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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