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53] 네편 내편으로 편가르기는 모두에게 불행
[채근담 다시 읽기 53] 네편 내편으로 편가르기는 모두에게 불행
  • 백세시대
  • 승인 2023.02.13 09:49
  • 호수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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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편 내편으로 편가르기는 모두에게 불행

세상은 모든 경우에 있어 하나의 길을 나아가게 마련이며, 원래부터 막히고 통하는 곳이 따로 없다. 모든 존재는 궁극에 있어 하나의 전체이며, 원래 너와 나로 구별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본모습을 어지럽게 하여 갈피를 못 잡고 허망한 것을 좇으니, 평탄한 길을 울퉁불퉁하게 만들고, 아무것도 없는 ‘빈 곳’에 스스로 울타리를 만들어 구별하는 것이다. 실로 개탄할 일이다.

萬境一轍, 原無地着箇窮通, 萬物一體, 原無處分箇彼我,

만경일철  원무지착개궁통  만물일체  원무처분개피아

世人迷眞逐妄, 乃向坦途上, 自設一坎坷,

세인미진축망  내향탄도상  자설일감가

從空洞中, 自築一藩籬, 良足慨哉.

종공동중  자축일번리  양족개재

◆만해 강의

세상은 제각기 달라 어수선해 보이지만, 그 참뜻은 모두 같아서, 한 길로 난 수레바퀴 자국과 같은 것이다. 

원래 꽉 막힘과 환히 트임의 다름이 있을 수 없고, 만물이 들쭉날쭉 서로 같지 않지만 그 원리는 하나이므로, 남과 나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유일한 참마음이 미혹되어, 네편 내편으로 구분하는 망령된 생각을 좇아, 하나의 길로 나아가는 탄탄한 길 위에 구덩이 같은 장애물을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아무 구분도 없는 빈 터에 남과 나를 구별하는 울타리를 만들어 놓으니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한줄 생각

보통의 사람들에겐 이기적인 마음뿐 아니라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이 병존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물질문명이 발전할수록 이기적인 마음이 크게 발현되고, 사회는 내편 네편으로 나뉘는 것을 역사가 보여준다. 내 안의 또 하나의 마음, 즉 타인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을 일깨워 되찾음으로써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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