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척추 뼈 사이 디스크 삐져나와 신경 압박해 통증
허리디스크, 척추 뼈 사이 디스크 삐져나와 신경 압박해 통증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4.03 11:18
  • 호수 8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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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변화에 의해 추간판의 섬유륜이 약화돼 발생하는 허리디스크는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평소 조기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 변화에 의해 추간판의 섬유륜이 약화돼 발생하는 허리디스크는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평소 조기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층은 ‘만성 디스크’ 많아…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방사통 나타나

초기 약물치료 안 되면 수술 불가피… 양방향 내시경 수술로 정밀 치료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주부 전용자(61) 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엉덩이, 허벅지에도 심한 저림이 나타나더니 나중에는 통증 때문에 허리를 숙이는 일조차 힘들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 그제서야 심각함을 느낀 전 씨는 증상이 나타나고 3개월이 지난 뒤에서야 병원을 찾았고,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판정을 받았다.

디스크는 한 덩어리의 물렁뼈가 아니라, 단단한 껍질(섬유륜) 속에 젤리(수핵)를 품고 있는 방석 같은 구조물이다. 이러한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충격이나 오랜 시간 사용으로 디스크 안의 수핵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되면 척추를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이러한 질환을 ‘허리디스크’ 또는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한다.

서정무 건주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환자의 상당수가 허리를 구부린 자세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디스크가 발생한다”며 “추락, 낙상, 교통사고 등의 외상을 겪은 후 갑자기 디스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의 증상과 진단

추간판탈출증은 퇴행성 변화에 의해 추간판의 섬유륜이 약화돼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긴다. 이에 고령층에서는 노화로 인해 디스크가 점점 탄력을 잃으면서 서서히 진행된 만성 디스크가 많다.

허리디스크는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디스크나,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 디스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좌골신경통과 다리저림, 찌릿하게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탈출한 수핵이 다리와 연관된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통증이 다리 쪽으로 뻗치면 다리 저림과 당기는 증상을 느끼게 된다. 다리 감각이 무뎌지기도 하고, 반대로 감각이 예민해져서 피부를 만지기만 해도 따갑게 느껴진다. 또한 골반이 틀어져 다리 길이가 달라지는 등의 신체 변형을 일으킬 수 있고, 근력 약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통증의 정도는 디스크가 얼마나 신경을 세게 누르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대개 활동할 때는 통증이 심해지고, 쉴 때는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할 때 심하게 느껴지고, 운전하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 등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보통 신체 진찰, 방사선 검사(X-ray), CT(전산화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단한다. 특히 하지직거상 검사가 대표적인데, 이는 무릎을 펴고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려 통증(하지 방사통)이 발생하는지 알아보는 방법이다. 

정상인은 다리를 70도 이상 들 수 있지만 허리디스크 환자는 통증 때문에 다리를 60도 이상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소에 유연성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 성인들이 많아 다리를 펴서 들어 올리면 무릎 뒤쪽에 당기는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한 가지 방법으로만 허리디스크를 진단하기는 어렵다. 하지직거상 검사로 의심이 되면 척추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을 다시 받는 것이 좋다.

서정무 원장은 “허리디스크로 인한 방사통은 걸을 때나 활동하는 시간에 나타나는 반면,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한 방사통은 쉬는 시간에 나타난다”고 말한다. 

◇허리디스크의 치료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보통 허리디스크 치료라 하면 수술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허리디스크 환자의 70~80%는 발병 후 4~6주가 경과하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증세가 호전되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법은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스테로이드 약물을 디스크 탈출 부위에 주사하는 주사요법 등이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발병 후 4~6주가 지나도 통증이 여전히 심한 환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하지 힘이 떨어지거나 감각이 떨어졌을 때,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는 배뇨장애 등의 증세까지 나타났다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은 미세디스크 절제술이다. 수술부위를 약 2~3cm 가량 절개한 후 척추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뼈에 작은 구멍을 내고, 미세 현미경을 통해 수술 시야를 확보한 다음 파열된 디스크 절편을 미세수술 기술과 장비로 매우 정밀하고 안전하게 제거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법이 발달하면서 시술 부위에 불과 5mm 남짓한 작은 절개를 하여 한쪽에는 초고화질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도구를 삽입해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서 원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시술에 가까운 간단한 수술법으로 시야가 넓은 고해상도 내시경을 통해 척추의 병변 부위를 직접 들여다보며 진행되기 때문에 정밀하게 할 수 있다”며 “다만, 섬세한 손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 의료진과의 면밀한 상담을 통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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