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노인복지정책 및 노후생활 영국 ①
세계 각국의 노인복지정책 및 노후생활 영국 ①
  • 관리자
  • 승인 2010.05.24 15:15
  • 호수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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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보수적 국민성…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공존
英정부, 보건성-의료·사회보장성-연금·환경성-노인주택 담당
중앙정부는 정책개발만… 지자체, 지역 특수성 살려 세부시행
자녀에 의존 않지만 가까운 거리에 살며 상호교류 매우 활발

박재간 대한노인회·한국노년학회 고문 /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명예이사장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등 3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고, 국토의 연면적은 24만 3000㎢로, 인구 6100만명을 약간 상회한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990만명(www.statistic.uk. 2008)으로 전체인구대비 16.4%다.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9.6%에 불과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노인인구는 증가추세다. 미래인구추계에 의하면 2020년에는 19.8%, 2030년에는 2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인은 전통을 사랑하고 변화를 싫어하며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지금도 왕실의 일상사가 국민 전체의 관심을 끌 마큼 귀족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재판에 임하는 판사는 오랜 전통에 따라 가발을 쓴다. 주택도 수백년이 지난 것들이 많으며 젊은이들은 과거 조상들이 쓰던 오래된 가구들을 물려받아 생활하고 있다. 전통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데도 열심이기 때문에 영국만큼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나라도 드물다.

▲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왼쪽)가 5월 11일 버킹엄 궁전에서 새 총리로 임명된 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축하를 받고 있다. 영국은 13년만에 노동당 정권이 무너지고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이 연정에 성공, 집권하게 됐다.

영국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신뢰에 기반을 둔 사회라는 점이다. 영국인들은 어떤 일이든 상대방의 말을 믿고 시작한다. 국민은 정부를 믿고 정부는 국민을 믿는다. 영국은 입헌군주국으로 국왕은 국가의 수장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의회는 최고 권력기관이 된다. 의회는 상원과 하원의 양원제로 운영된다. 하원은 국민이 선거로 선출한 의원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5년이다.

상원의원은 성공회의 성직자, 세습귀족, 대법관 등으로 구성된다. 상원은 하원에서 결의된 사항을 재심한다. 그러나 상원이 하원에서 의결된 사항을 부결시키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원은 국민들이 직접 선출한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기 때문이다. 국왕은 총선에서 승리한 다수당의 당수를 수상으로 임명해 그에게 조각권을 위임해 내각을 구성한다.

지금 영국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 13년만의 정권 교체다. 노동당은 ‘제3의길’을 내세운 걸출한 정치스타 토니 블레어(Toney Blair) 덕에 1997년 이후 총선에서 3번 연속 승리, 13년간 장기 집권해 왔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면서 정당 지지도가 급락했고, 자유민주당과 연정에 성공한 보수당의 당수인 데이비드 캐머런(43)이 5월 1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총리 임명장을 받았다.

이 나라의 행정기구는 중앙정부 밑에 카운티(County)라는 광역자치단체가 있고, 그 산하에 디스트릭트(District)라는 기초자치단체가 있다. 영국의 지방자치단체는 독자성이 매우 강하므로 지역마다 정책이나 행정의 내용이 크게 차이가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나 행정도 어느 정당 소속의 의원이 지방의회의 다수파가 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많이 달라진다.

중앙정부 내에 설치돼 있는 노인복지관련 부서로는 보건성, 사회보장성, 그리고 환경성 등이 있다. 보건성은 노인의 의료문제와 사회복지서비스분야를 담당하고, 사회보장성은 소득보장과 관련된 연금부문, 그리고 환경성의 업무 중에는 노인주택 공급과 관련된 사항 등이 있다.

중앙정부는 주로 정책을 개발해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하고 그것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 또는 조언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중앙정부는 정책의 큰 테두리만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정책이나 방침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해당지역 특수성에 부합되도록 별도로 세부규정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인 카운티 또는 기초자치단체인 디스트릭트 등에서는 의회의 의장이 해당 자치단체장을 겸하고 행정업무는 의회 산하기구인 각 위원회 내에 설치된 행정부서에 의해 수행된다.

영국의 고령화 현상은 유럽 내 다른 EU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1세기 동안 현저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평균수명 역시 지난 50년간 25세 이상 연장돼 현재 여성은 82.5세, 남성은 77.2세에 이르고 있다. 노인인구 동태 가운데 주목할 만한 사실은 75세 이상 고령의 후기노인 증가라 할 수 있다.

195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중 7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8% 수준이었는데 2008년에는 7.8%로 증가했다.

영국노인의 가구구성 형태의 특징은 노인 부부가구와 단독가구가 많다는 점이다.

노인가구 형태는 연령 또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남성노인의 경우는 부부동거가 61% 수준인데 비해 여성노인의 경우는 부부동거가 37% 밖에 되지 않는다. 독거노인의 비율은 고령후기에 이르면 더욱 높아져서 80세 이상 여성의 경우는 62%가 독거노인이다.

그러나 노인들의 대다수는 자녀들과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며 교류도 매우 활발한 편이다. 남편과 사별한 고령후기 여성노인들 중에는 자녀들과 동거하는 사례도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영국의 노인들 중 생활비를 자녀들에게 의존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영국인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영국인은 젊었을 때부터 스스로 자립생계가 가능하도록 사전준비에 더욱 신경을 쓴다.

영국 노인 중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 일을 하는 비율은 해가 거듭될수록 줄어들고 있다. 1930년대까지는 65세 이상 노인의 58% 또는 60%가 소득을 얻기 위한 일에 종사했으나 현재는 5.5%로 감소하고 있다. 당시 노인취업률이 높았던 것은 그때까지만 해도 사회보장제도가 미성숙단계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은퇴한 노인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취미·오락 활동을 하며 여가시간을 즐긴다. 재산이 있고 건강상태도 양호한 노인들은 부부동반으로 국내외 관광지를 여행하기도 하고, 학창시절 친구 또는 과거의 직장동료로 구성되는 친목 모임에 참여하기도 한다. 보다 높은 비율의 노인들은 종교모임에 참가하거나 지역사회가 노인을 위해서 제공하는 런치클럽에 참가한다.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는 노인들의 경우는 주로 자택에서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강아지를 끌고 공원 등을 산책하며 소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도 종교모임이나 런치클럽 등에 참가하는 일에는 매우 열성적이다. 주말에는 인근에 거주하는 자녀들과 같이 어울리는 노인비율이 예상외로 높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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